까치

나뭇잎이 하나 둘 떨어지면서 그늘을 들어낸 자리에 까치들이 집을 짓는지 깍깍깍 소리가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반쯤 지어진 까치집을 보면서 저걸 까치집이라 해야 할지 아직은 아니라 해야할지 잠시 생각한다. 울산 할머니집에 가는 길, 고속도로 양쪽의 앙상한 겨울나무에는 까치집이 참 많았었다. 기나긴 고속도로에서 지루함을 달래는 방법을 찾다가 우리는 까치집을 세곤 했다. 누나는 왼쪽 나는 오른쪽. 정신없이 까치집을 세다 보면 어느새 해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어가 있었고, 해가 뉘엿뉘엿 질때면 전봇대 끝 변압기들이 꼭 까치집처럼 보여서 모른 척 한 두개쯤은 까치집으로 세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까치집이 한 세개쯤 지어져 있는 앙상한 나무를 찾아내는 짜릿함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수 없었기 떄문에 어쨌든 우리는 ..

Diary 2023.10.18 0